건축 시공이란 무엇인가?

1. 건축 시공

건축 시공이란 무엇인가?  이러한 명제에 대하여 지금까지의 주요한 사고방식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주어진 조건에서 가능한 한 좋게, 빠르게, 저렴하게, 안전하게, 설계도서에 충실하게 공사를 실시하는 것이다.

특히, 설계도서에 충실하게 공사를 실시하는 데 주요한 의미가 있다. 과거에는 시공은 설계에 예속된 것으로 인식되어 건축 공학의 중심은 설계 분야에 편중되어 왔다.

건축 생산 시스템 중에서 설계의 비중이 대단히 커서 어느 시공자가 시공해도 설계자만 같으면 동일한 건축물이 된다는 사고가 정당화되는 시대라면 문제가 없으나, 전술한 바와 같이 현대 건축물의 대형화 및 복합화의 경향에 따라 시공 기술 및 관리 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됨에 따라 설계와 시공은 대등한 입장으로 전환되었다.

특히, 선진외국 및 국내의 대형 건설업체들은 설계, 엔지니어링 및 시공 기술 전반에 걸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면 독자적인 개발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설계도서에 준하여 시행된 시공의 경우 다음 두 가지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1. 설계도서에 의해 건축물을 완전히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허용오차를 명확히 한 치수의 표시, 재료의 품질, 마감의 정도 등 어려운 문제가 많다. 충실하게 설계도서에 따르는 것만으로는 무미건조한 건축물밖에 기대할 수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의도한 성능이 기대될 수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2. 설계가 반드시 완전한 것은 아니다. 설계의 목적은 시공을 최적화하는 것이나 설계단계에서는 시공의 정보가 불충분하여 시공을 최적화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대부분의 설계는 공사 비용, 공사 기간, 시공 방법, 성능 등의 주어진 조건을 최적화하기 위하여 평면계획이나 재료의 선정도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설계단계에서는 충분히 시공조건을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며, 또한 설계자의 기술능력이 불충분하여 최적화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설계도서를 무시해도 좋다는 것은 아니다. 설계도서로부터 설계 의도를 읽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설계 의도에 따르면 설계도서만으로는 표현될 수 없는 부분도 자신을 갖고 시공을 할 수 있고, 설계도서가 틀린 부분도 고칠 수가 있다.

시공은 이익 추구를 주요 목적으로 하는 단순한 경제적 행위로써가 아니라 창조적인 행위이어야 한다. 설계 및 엔지니어링의 모든 행위와 융합함으로써 가치 있는 건축물의 창조적인 생산을 추구하여야 한다.

건축생산에 있어서 설계와 시공의 관계를 음악에 있어서 작곡과 연주에 비유해 보면, 설계도서는 악보에, 시공은 연주에 대응하는 것이다. 악보에 충실한 연주라고 하여 반드시 훌륭한 음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연주가로서 창조성이 없으면 훌륭한 음악이 창조될 수 없는 것이다. 작곡가나 연주가 모두 음악가인 것처럼 설계자와 시공자도 모두 건축가이다. 설계와 시공은 건축생산이라는 거시적인 틀에서 총체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러한 틀 속에서 존재하는 설계 및 시공에 관련한 전문인들은 인간의 생활목적에 적합한 창조적이고 가치 있는 건축물의 생산이라는 근본 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노력해야 할 것이다.

 

2. 시공기술의 급속한 발전

우리나라는 50년대 후반의 전후 복구 사업과 60년대에서 고도성장의 밑바탕이 된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따른 건설수요의 증가, 70년대 중반 이후 중동 해외 건설 시장으로의 진출 등을 통해서 시공 기술도 급속히 발전했다. 종전에는 흙막이, 비계, 거푸집 등의 가설물이 거의 목재였으나, 서서히 강대로 대체되었다. 또한 새로운 건축재료가 개발되어 지금까지 미장공사가 중심이었던 마감공사도 점차 건식화되었다.

공사량이 급속히 증가함에 따라 건설의 기계화도 크게 진전되었다. 주택의 대량 수요를 소화하기 위해 종전과 같이 손으로 만드는 일품 생산이 아니라 공업화된 수법에 의해 양산화가 이루어지게 되었고, 이에 따라 많은 새로운 공법이 개발되었다. 예로서 철골의 접합 방법, 내화피복, 커튼월, 시스템 천장, 칸막이벽, 설비 유닛 등 새로운 공법이 필요하게 되었다.

흙막이로 쓰이는 지하연속벽도 초고층 건물의 건설에 수반해서 더욱더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최근에는 양을 중심으로 하던 건설이 질을 중심으로 하는 건설로 전화되어 건축물의 품질 보증에 관심을 경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건설공해인 소음이나 진동 등을 최소화하는 공법 등이 사회적인 관심에 수반되어 필요하게 되었다.